취업

[회사 생활]4일차 꼬꼬마 헤드헌터의 통찰

Huiren825 2021. 7. 1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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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있다

   회사에 출근하면 거의 하루 종일 이력서만 본다. 나는 링크드인 보는 것이 취미일 정도로 워낙 남의 커리어와 이력에 관심이 많아서 나름 재밌게 하고 있다. 이력서를 보면서 느낀 점은 요즘처럼 양극화가 심각한 시대에 사람들의 커리어도 심하게 양극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영미권 나라에서 유학을 해서 좋은 기업에 입사하고 계단식으로 승진해가면서 전문성을 키운 안정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좋은 학력에 어학도 훌륭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전문 지식을 쌓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반면 나는 헤드헌터가 되고 난 뒤 다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서 세상에 대학을 안 간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또는 대학을 중퇴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대학을 안 가는 게 일반적이던 시기의 사람들도 아니고, 내 또래 정도의 나이밖에 안됐는데 바로 사회로 뛰어든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분들의 이력서를 보면 어린 나이에 별의별 일을 다 해봤다. 그렇지만 꾸준히 취업 포탈에 본인의 이력서를 올리고, 규칙적으로 이력을 업데이트하고, 괜찮은 회사의 오퍼가 보이면 서류 지원하는 사람들은 학력에 관계없이 정말 멋진 분들이다. 그들의 이력서에 대단한 이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이력서를 수천번 읽으면서 공들여 쓴 티가 난다. 그런 이력서를 보면 난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커리어는 장기전이다

  이직을 하고 싶고 말고에 관계없이 취업 포탈에 본인의 이력서를 공들여 써서 올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본인의 커리어를 계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아무 회사에나 들어가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쏟아서 탐구하고, 탐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회사를 선택한다. 그 기준의 1순위는 자기 자신이지 연봉이나 복지가 아니다. 그런 분들의 이력서는 딱 보면 티가 난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모두 학력이 좋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학력에 관계없이 본인의 일과 커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MBA에 진학하든, 업계의 가장 최신 기술을 배우는 등의 방법으로 커리어를 개발한다.

 

20대 지원자들의 이력서의 특징은 학력이 좋을수록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40대 이상의 지원자의 이력서는 다르다. 최상위권의 학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커리어를 관리해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쌓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업계에서 계속 일을 하다가 본인 스스로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석사 과정에 진학하거나 하는 등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나도 이들의 이력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사생활은 아직까지는 괜찮다

헤드헌팅 일과는 별개로 회사 생활은 마음에 든다. 그러나 마음에 든다고 해서 너무너무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에도 쓴 것처럼 회사는 회사일뿐이다. 크게 기대도 하지 않은 채 무미건조하게 회사 생활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그래도 맘에 드는 것에 대해 말해보자면 우선 유연 근무제이다. 더 이상 1분이라도 늦을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전 직장을 다니던 당시 나는 항상 정시 출근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었다. 일찍 오는 게 마음은 편하지만 뭔가 억울했다. 15분 일찍 온다고 15분 일찍 퇴근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근데 이제는 15분 일찍 오면 15분 일찍 간다. 억울할 것도 없고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밥도 다 따로 먹는다. 거의 혼밥이다. 밥 먹으러 가겠다는 말도 없이 시간 되면 다들 지갑 들고나간다. 내가 전 직장에서 가장 스트레스받았던 게 바로 밥 먹는 것, 청소, 화장실 가는 것 등 업무와는 전혀 관계없는 쓸데없는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만 받으면 된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말이 통하고 상식이 통하는 회사에 다녀 보니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상식 이하의 회사에 다녔었는지 알게 됐다. 새로운 회사는 출퇴근 시간도, 밥먹는 것도 아주 깔끔해서 맘에 든다. 이직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전 직장에 계속 다녔으면 이 회사가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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